- 고양이의 연애
내가 없는 시간마다 외로움의 바다에서 헤엄치지 말아요.
나는 그 바다에서 수영하는 방법을 모르니.
나는 연락에 연연하지 않아요. 하루 종일 울리는 핸드폰에 익숙하지 않아요. 조금은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는 걸 알지만 내일이면 기억도 나지 않을 가벼운 대화가 가지는 의미를 아직 잘 모르겠어요. 그러니 차라리 그 시간을 모아 우리 한번 만나요. 얼굴을 보고 나누는 대화는 가벼워도 충분히 의미 있으니. 내가 별다른 용건 없는 메신저 대화를 끝까지 이어나가지 못 한다거나, 서로 할 말을 찾느라 길고 짧은 침묵이 자주 이어지는 통화를 서둘러 끊는다고 해서 너무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해요. 침묵을 줄이고 싶다면 우리 같은 책을 읽고, 같은 영화를 봐요.
가끔은 나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주세요. 그 시간이 없다면 나는 충전할 수 없어요. 나는 당신이 나와 함께하지 않는 시간에도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요. 우리가 떨어져 있는 시간에는 나도 당신이 보고 싶어요. 내게도 사랑은 당신이에요. 그러니 내가 없는 시간마다 외로움의 바다에서 헤엄치지 말아요. 나는 그 바다에서 수영하는 방법을 모르니.
나는 당신이 강아지보단 고양이를 닮았으면 좋겠고, 장미보단 선인장을 닮았으면 좋겠어요. 떠나가는 사람에게 별다른 미련을 두지 않는 건 이런 나를 스스로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. 우리의 온도차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. 다만, 서로를 위해 쌓아 둔 작은 벽을 굳이 뛰어넘고 들어와 한 걸음 물러서는 나에게 화를 내지는 말아 주세요.